System Idle Talks/어리::일상

990원짜리 채소모듬

어­리 2012. 6. 12. 04:27

단상. 요즘 건강을 좀 챙기고 싶어도 건강 해칠 기회만 늘어나고, 야식에 채소를 곁들여 먹고 싶어도 요리할 공간이든 보관할 공간이든 없어서 짜증이 치밀어오르고 있었는데, 오늘 이마트에서 이런 걸 찾아냈습니다.



점원의 말을 듣고 990원짜리 채소모듬이라구요?! 하고 달려가 발견하고 꽤 놀랐습니다. 꽤 시장 요구에 맞춘 조합이기도 하고, 이런 걸 990원에 내놓겠다는 발상도 평범하게 보이지는 않았으니까 말이죠.


그러나 여기서 첫째. 이게 제대로 된 채소를 손질한 건지는 의문이 듭니다. 애초에 상품성이 최고로 좋은 것들을 알맹이만 추려서 시장에 내보내는 판국에 이제 다 버리지도 못할 양의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구요. 그 좋은 것들과 이게 비교가 되리라고 믿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둘째. 이런 식으로 잘 가져다 인간의 것으로 활용하는 게 도시형 1차 산업이 지향할 방향이 아닐까 싶네요. 그 쓰레기를 다 버리거나 동물 주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이런 세세한 니즈에 맞추는 게 시장의 진화일 수도 있고, 990원이면 그 수고에 비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반드시 한번 더 씻어서 드세요"라거나 유통기한이 이틀 남았다거나 하는 건 역시 돈 없는 소비자한테 이 산업사회의 책임을 전가한다는 느낌도 들고... 복잡합니다. 무튼 이건 애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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