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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뇌를 익힌다고?

어­리 2011. 6. 3. 01:57

말도 안 되는 떡밥이 눈에 띄어 아래에 인용해 본다.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주파수가 800-2000MHz로 마이크로웨이브 즉, 전자렌지에서 발생하는 주파수 2450MHz 에 육박합니다. 즉 과장된 표현일 수 있으나 휴대전화를 귀에 바짝대고 오래 사용하면 뇌를 전자렌지에 데우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http://twitter.com/#!/DrMyung/status/76299037518729274)

이게 말도 안 되는 떡밥인 이유는 중등학교 공통과정 수준의 과학으로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자파레인지로 어떤 음식을 데운다는 것은 음식 속의 물 분자들을 공명시켜 마찰열을 일으킨다는 것을 말한다. '공명'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모든 물체는 그 구조에서 유래된 '고유 진동수'를 갖는다. 중력이 일정할 때 진자의 왕복 주기가 길이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진자의 등시성'을 들어 보았다면 그것을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 고유 진동수(주파수)와 일치하는 파동이 외부에서 주어지면 그 물체는 외부와 위상을 맞추어 진동하게 된다. 이것이 공명 현상이다.

물 분자에도 구조가 존재하므로 고유 진동수가 존재하며 외부에서 전자파를 가하면 공명을 일으킬 수 있다. 전자파레인지에서는 물 분자에 공명을 일으키기에 만만한 주파수인 2.45GHz를 사용한다. 휴대전화의 통신 전파 대역인 0.8~2.1GHz가 제아무리 이 주파수에 가까워 봤자 주파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뇌가 익을 리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여러분 뇌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변성될 염려는 안 해도 되는 것이다.



사실 저것은 항상 전자파를 무감각하게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충분히 줄 만한 이야기이다. 전자파의 유해성은 이미 여러 면에서 검증되었다. 통신 주파수 대역의 약한 전자파에 쥐를 오래 노출시켰더니 웬지 시름시름 앓다 죽더라는 이야기도 있다. 통신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가 뇌를 전자파레인지 식으로 가열할 리는 없지만, 어떤 특정 물질의 반응을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식으로 신체 대사에 간섭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자파는 조심하는 게 좋다. 우리 주변에 그만한 유해 요소가 너무 많아서 탈이지만.


그러니까 휴대전화 통신 전파의 주파수가 높다고 해서 TV나 컴퓨터보다 뇌를 익히기 쉬운 건 아니다.
만약 2.45GHz의 전자파가 발생하는 기기라면 그게 전파 인증을 받아 나올 리도 없고 말이다.

p.s. 이 분 의사다. 그 중에서도 유명인사... 사실 관계에 대한 이해 없이 쓴 트윗이었을 리야 없지만,
사람들이 자칫 "뇌가 익는대!"라는 식으로 이해할 여지가 없도록 말하려 해야 하지 않을까.

추가) 통신 주파수 대역 전자파의 암 유발 가능성에 대한 WHO의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http://twitter.com/#!/DrMyung/status/76389288060792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