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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디스크 고장에 대처하는 자세

어­리 2013. 6. 29. 02:27

1. 고장의 기미가 보이면 그 하드웨어를 고치려 들지 말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용 시간을 줄이고 중요한 것부터 백업부터 해야 한다. 노력해서 하드 디스크를 고쳐서 원만하게 쓴다고 돈이 아껴지는 게 아니다. 어떤 자동화된 도구를 쓰든 자칫하면 엄청난 시간 낭비로 이어져 전혀 절약이 되지 않을 뿐더러, 대개의 경우 더 심각한 고장 상황을 초래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잃게 되는 원인이 된다. 논리적 오류가 물리적 오류로 발전하고, 물리적 오류가 번져 나가고... 이런 상황은 막아야 하니까 말이다. RAM이든 HDD이든 저장소는 예나 지금이나 원시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이터 밀도가 높아지면 결함에 대한 내성은 낮아지기 마련이고, 안정적인 데이터 관리에는 돈이 필수적이다. 슬픈 사실이다.


2. USB 외장 하드인 경우, 디스크의 케이스나 시스템의 USB 포트에 결속 불량이 없는지 점검한다. 모든 포트가 정상이면 좋겠지만, 어떤 포트는 소켓이 덜렁거려서 전원 공급이 불안정하고, 어떤 포트는 전원 공급은 잘 되는 주제에 데이터 통신만 먹통일 수 있다. 평소에 습관적으로 많은 기기를 고장내는 경우 (내가 그렇다) 이런 부분도 허술해져 있어서 2차적인 문제를 불러오는 경우도 한몫하기도 한다. 이 점검은 하드 디스크 수리와는 별개이지만, 평소에 점검하지 못했다면 점검해 보자. 한편 결속 불량과는 별개로, 흔들림이 없고 시원한 곳에서 작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3. 드라이브 속성에 들어가 인덱싱을 끈다. 디스크가 현상 유지를 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리눅스에서 ntfs-3g를 쓰면 윈도우에서 꺼지지 않는 desktop.ini나 thumbs.db 생성은 막을 수 있지만, 윈도우에서 작업하는 것에 비해 하드 디스크에 전반적인 무리를 주면서 오류 정정 성능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방법은 하드 디스크에 단 하나의 파일도 쓸 수 없고, 임의로 몇 개의 파일을 잃어버려도 어쩔 수 없는 때에만 적용한다. 예를 들면, MFT 근방에 에러가 크게 났고, 중요한 파일은 윈도우에서 미리 백업한 경우.


4. 디스크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디스크는 버저 소리도 내지만, 헤드를 움직이는 스테핑 모터가 작동하는 소리, 암이 흔들리는 소리, 디스크를 돌리는 스핀들 모터가 작동하는 소리도 중요한 정보이다. 어떤 물리적인 불량 섹터는 헤드가 지나가는 순간 헤드와 칩 전체에 쇼크를 주게 되는데, 이는 예기치 않은 통신 두절 혹은 그 이상, 이를테면 물리적 불량의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 헤드는 디스크 위에 떨어지면서 칠판을 긁는 듯한 마찰음을 낸다. 이 마찰음은 파일을 정상적으로 읽고 있는 동안의 소리와 구분해 내기 약간 까다롭다. 문제를 일으키는 파일은 꼭 파악해서 다른 파일을 모두 백업한 이후 시간이 남아 돌지 않는 이상 다시 읽게 시키지 않는다.


5. 물리적 불량의 쇼크로 통제 불능이 된 경우, 디스크가 계속 돌아가면서 이 마찰음이 지속되고 심지어 타는 냄새까지 나기도 한다. 이 때는 디스크와 헤드가 못 쓸 만큼 정도로 상하지 않도록 당장 전원을 끊어야 한다. 백업 중에 이런 현상을 수십 번 겪게 될 것이고, 헤드는 충격으로 수명을 다하게 된다. 읽기 중에 전원을 끊는 것도 헤드와 디스크에 충격을 주고 물리적 불량을 초래하지만, 그래도 전원을 끊는 게 낫다. 이후에 전원을 공급했을 때 디스크가 회전하지 않는다면 헤드가 그 자리에 주저앉은 것인데, 살아나기는 글러먹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래도 하드 디스크가 무덤에서 뛰쳐나오는 날이 가끔 있는데 당연히 기회이고 노하우가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스핀들을 신경쓰며 관성을 이용해 수평 방향으로 약한 충격을 주면 암이 빠져나오면서 디스크가 돌기 시작할 것이다. 모터를 정렬하든 헤드를 살리든 하드를 뜯는 것은 금기이다.


6. 같은 하드 디스크를 쓰더라도 외장 하드는 내장 하드보다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외장 하드의 경우 디스크에 결함을 초래할 가능성들이 훨씬 많은 곳에 산재해 있다. 만약 서버에 2차 저장소를 추가한다면 내장 하드로 해야 한다. 맥 미니라거나 노트북이라거나 하는 이유로 내장 하드 도입이 불가능하다면 전원 위기 대비책을 갖춘 도킹스테이션을 고려하라. 외장 하드 케이스는 서버의 환경에서 하드 디스크에 악영향만 끼치는 존재이다. 하드 디스크가 ntfs로 포맷되어 있고 서버 운영체제가 리눅스인 경우는 거의 최악이다. 외장 하드라고 해도 고장이 나기 시작한 시점에서 백업을 시작할 경우 가능하다면 내장 하드로 바꿔서 작업을 하는 게 좋다. 돈이 있고 물리적 문제가 치명적이지 않다면 우선 이미지를 뜨는 게 최선이다. 물론 카피가 날아갈지도 모르지만.


7. 역시 평소에 백업을 잘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프로그램에 따라 설정 파일이나 아카이브가 중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들의 위치를 알아 놓는 것이 좋다. 평소에 백업을 한다면, 유저의 홈 폴더 전체를 주기적으로 백업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용자가 중요하게 여길 파일은 AppData나 Documents에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웬만하면 자동으로 백업이 되기 때문이다. 역으로 홈 폴더를 정리해서 백업할 만한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된다. 동기화를 할 수 있는 여건인데 시간이 없다고, 디스크에 무리가 간다고 동기화를 하지 않는 것만큼 미련한 짓은 없다. 돈이 없다고 백업 디스크를 장만하지 않는 것은, 슬프지만 그것 또한 미련한 짓이다.


8. 제품에 결함이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고장은 없다. 평소의 백업만큼 평소의 디스크 건강 관리와 시스템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디스크 검사와 정리, 조각 모음도 주기적으로 수행한다. 노트북은 모든 면에서 데스크탑보다 하드에 무리를 주는데, 노트북을 켠 채로 움직인다거나, 심한 발열을 방치한다거나, 파일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바이러스나 시스템 유틸리티 버그를 회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청결한 환경. 하드 디스크에 숨구멍이 있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적인 섬유 먼지는 물론, 자동차의 배기 가스, 책 먼지, 탈취제 스프레이의 비말 등 작은 입자 중 하드 디스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없다. 담배 연기는 특히 치명적이다. 온도나 자기장에 비해 먼지에 대해서는 하드 디스크를 부족하게 배려하게 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