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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제인 블로그... 그냥 주제 없는 블로그입니다. 전공 분야나 예전 관심 분야 등등에 관한 글이 우선입니다만, 두어 문단을 넘길 만한 글이라면 대강 정리해 기록합니다. 학부생입니다. 트위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aurynj.net/ 어­리


특허청의 사업으로 나온 책. 어떻게 얻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특허청 사무소는 아니겠고 아마 중학교 때 과학반 활동하면서 관련 일로 상공회의소에 찾아갔다가 한 권 집어 왔겠지. 새삼 말할 것도 아니다만 이 책은 발명과 특허(특히 특허제도)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더없이 좋은 교본이다. 그리고 이미 발명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럭저럭 하나쯤 갖고 있을 추억의 기본서 정도는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 시점에서 발명 이야기를 구구절절이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게다가 이 책은 다소 어린 학생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느낌인데 당시 꽤나 인기있던 발명 영재 유행과 같은 맥락에 놓고 보면 그다지 긍정적인 책인 것만은 아니다. 사실 나는 영재라는 단어의 남용을 퍽 탐탁찮게 생각한다. 요즘 발명 영재 쪽은 완전히 한물 가지 않았는가. 아마 소프트웨어 쪽도 요즘 꼴을 보면 평균적으로 돈 잘 벌기는 텄고 머지않아 같은 길을 걸을 지도 모른다. 아아 내 분야가 위험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각설하고. 꽤 오래 된 책인데도 이 제목으로 검색해 보면 당시 기사가 아직도 나온다. 한 가지 흠은 ISBN이 없다는 것. 다행히도 공식적으로 이 자료에 대한 식별번호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검색해 보면 나온다.) 왜 ISBN이 없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정부기관 자료인데 기관이 힘이 없어서도, 돈이 없어서도 아니다. ISBN에 필요한 온갖 식별항들을 구축하기 귀찮기 때문이다. ISBN은 국제 바코드 표준인 EAN/GTIN-13에 호환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국가 번호 자리에 978이 들어가고 "978 - (국가/언어권 번호) - (발행자/출판사 번호) - (도서 번호) - (체크 자리)"가 되는 식이다. 다소 기술적인 얘기를 꺼냈는데 아무튼 정부 기관이라 해도 출판물에 ISBN을 다는 건 그걸 배제한 일에 비해 꽤나 번거로운 모양새가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우리나라(ISBN 국가 코드 89)의 서지정보 관리 기관인 '국립중앙도서관 한국문헌번호센터'에 서류를 보내 발행자 번호를 취득한다. 만약 그 기관에 이미 발행자 번호가 있다고 해도 마음대로 도서 번호를 붙이는 게 아니고, 이 또한 신청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일단 ISBN을 붙이면 공중에 유통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에 사후 관리도 꽤나 힘든 일이 된다. 공무원들의 일에 이 모든 걸 기대하는 건 사치다.

그나마 중앙 정부기관에서 나온 것은 이렇게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수집된다. 이는 다름아니라 도서관법에서 도서관자료의 납본을 강제하고 있기 때문인데(어길 경우 과태료를 문다!), 사실 특허청은 중앙 정부기관인 데다 경험있고 머리 좋은 사람이 많아서 자체 코드로 자료를 관리하고 있으며 납본도 꼬박꼬박 할 것이다. 지방에서 일하는 방식은 이와 달리 대체로 답이 없는 편이다. 물론 말단 공무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공개가 요구되는 자료만으로도 작업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웬만한 자료는 때가 되면 과감히 버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실 웬만한 자료의 열람이 가능한 지역 자치 시설, 교육 기간 시설의 자료실도 도서관법 상의 도서관에 준하기 때문에, 1년이라도 보존되어 자료실에 있던 자료라면 도서관자료이고, 원칙적으로 사본을 국중도에 납본해서 보존하는 게 맞다!

아무래도 나는 일하는 당사자가 아닌 주제에 이상적인 말만 늘어놓는 보존주의자에 불과한데, 할 말은 해야겠다. 빅 데이터를 강조하는 시대에 공공 정보의 접근성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우리나라는 정보공개의 역효과로 대중 사이에 만연한 정치적 무관심과, 그런 공공정보 하나 얻으려면 법적 근거도 없이 개인정보를 우선 제공하고 온갖 보안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사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런 문제는 출판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인터넷에 공시해야 한다면 전자책으로 공시하면 되지 않는가. 전자책도 꽤 잘나가겠다, 열람 비용 문제는 전자책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한편 이전처럼 학생의 접근성은 침해하지 않는 게 가능하다. 여기서 전자책의 포맷을 굳이 고집할 생각은 없다. 관련 사업에서 적당한 전자책 제작 소프트웨어, 액티브엑스 전자책 뷰어로 돈만 벌 SI 회사를 생각하면 오히려 아니올시다이다. 결론은 보존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앞에는 예산, 인력, 적극성, 아이디어, 접근성 등 모든 게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이를테면 통계청을 선례로 삼아 중앙기관이 앞장서서 출판을 시작하고 지방에서 그 뒤를 따르면 어떨까. 아무래도 기관 간에 밥그릇 간섭 안 하는 문화도, 상명하복의 문화도 고쳐져야 할 듯하다. 결론을 이렇게 내자니 앞으로 정부 기관이 지금보다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는 글러먹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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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웹 브라우저를 써야 합니까

Sablog Models/sabless | 2013.10.11 18:37 | Posted by 어­리

어떤 웹 브라우저를 써야 합니까. 내가 상당히 많이 받았던 질문인데, 이는 다름아니라 내가 2007년 무렵부터 Internet Explorer 6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몸소 광고를 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IE6를 쓰지 말라는 건 하나의 주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는 이 주장에 대한 쉽고 합리적인 근거를 찾느라 꽤나 애를 먹었다. 게다가 이미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IE6를 사용하고 있었고 그걸 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 내 호소에 면면이 공감하더라도 그 사람들은 그 대체재에 대한 견해를 그 호소의 당사자인 나로부터 구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것을 감수했다. 물론 항상 일이 잘 진행된 것은 아니다.

이 문제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IE의 다음 버전이 끊임없이 나오고 Windows 7이 나온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왜 관공서에서는 아직도 Windows XP와 Internet Explorer 6를 쓰고 있는가? 이는 사실 "알 수 없는 출처의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허용하세요"만큼이나 심각한 컴퓨터 보안 불감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무조건 익숙한 것이 우선일 때 작업 능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전산망이 똑똑한 시스템과 약간 멍청한 시스템에 동시에 대응하기를 바라는 것은, 학교에서 바른 생활 사나이이고 수능 모의고사도 만점을 받는 학생이 밖에 나가면 날라리인 생활을 수십 년 지속하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미친 짓이다. 결론적으로, 행정 전산망과 웹서비스는 IE6 기반이다. 이는 근 몇 년 동안 이 작업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새로운 공무원들을 양산하는 데 일조하기까지 한다.

사실 어떤 분야의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발전으로부터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그런 분야는 없다. 이는 업무용 소프트웨어와 정부, 사내 프레임워크에도 마찬가지라서, 하드웨어가 그렇듯 소프트웨어도 몇 년 지나고 나면 몇 푼의 유지보수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게 된다. 갈아엎지 않으면 완전히 구시대의 유물이 되는 것이다. 윈도우 폰이, 대표적으로 2010년도의 옴니아 2가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면 편하다. 하지만 쓰던 소프트웨어를 쓰고 또 쓰고 다시 쓰려는 관성은 유독 한국인에게 강한 건지, 그냥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입김이 약한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행정망과 달리 기업의 사내망은 IE6 기준으로 남은 곳이 없다고 보면 된다. 행정직의 입김이 세다고 결론내려지는 순간이다.) 사실 지금 웹 브라우저가 뭔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바일에서 IE6를 계속 쓰는 사람은 옴니아 2를 쓰는 사람만큼이나 많다(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탑과 모바일에서 같은 웹브라우저를 쓰는 장점을 못 누리는 사람은, 옛날에 웹 브라우저가 뭔지 모르던 사람만큼이나 많다. 물론 이는 프로모션의 문제이고.

아무튼 옛날의 나는 그렇게 좋은 방식으로 웹브라우저 전도를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웹 브라우저라는 생소한 지식을 가진 사람 앞에 파이어폭스와 크롬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내밀었다. 언젠가부터는 크롬을 추천했지만, 파이어폭스를 추천한 적도 있다. 다른 웹 브라우저의 장점은 무엇인가? 빠르고, 바이러스가 끼어들 여지가 적으며, 동기화와 온갖 확장 기능이 있다! 심지어 윈도우와 독립적으로 자동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이 모든 장점이 끊임없이 발전한다! 이런 접근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는 좋은 홍보 방법이지만, 일반인 앞에서는 윈도우가 나쁘고 리눅스가 좋다는 소리만큼 한숨 나오는 접근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일단 빠르다는 것이고,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쓰던 북마크를 그대로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웬만한 시스템은 점점 많아지는 바이러스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웹브라우저를 바꾸는 건 일단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청소한 이후에 행하도록 한다. (포맷을 하면 더 좋다. 어차피 IE6를 오래 쓰면 포맷은 종종 하게 되어 있다.) 그래야만 보안성이 좋은 웹브라우저라는 게 무슨 뜻인지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각주:1]

물론 한때 IE6는 범세계적 실용 표준(de facto standard)이었다. MS의 다소 무책임한 마케팅으로 월드 와이드 웹이라는 공공재는 IE6에 잠식되었고, 이는 구글 크롬에 의해 반복되는 역사가 되고 있다. 오늘날 IE6 호환성 이야기는 어느 정도 IE6의 문제로 결론지어진 것 같지만, 우리 삶에서 이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굉장히 복잡해진 것이다. 다소 웃기는 것이 있다면, 실용 표준이 법적 표준(de jure standard)을 앞서는 현상은 일반인에게서 더 자주 발견되더라는 것이다. 내가 만난 누군가는 다른 웹 브라우저를 쥐어 줬을 때 누가 뭐래도 IE6를 기술 표준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문제 많은 액티브엑스도, 사람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툴바도 필수 기능이 된다. 잘 보이던 웹 사이트가 크롬에서 깨진다고? 크롬의 잘못이지! [각주:2] 이런 사람들은 환경적인 영향으로 강제로 웹브라우저를 바꾸게 하지 않으면 답이 없더라. 그런데 우리나라 대표 포털 웹사이트인 네이버가 당시 새 웹표준에 굉장히 게으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IE6를 쓰는 사람들만 굉장히 편했다. 게다가 우리 나라에서는 실용 표준뿐만 아니라 법적 표준도 IE6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IE6 얘기만 나오면 거품을 무는 건 이 때문이다... 혹시 모르지, 어느 날 네이버에서 지금 운용하는 웹 페이지들을 모두 IE8 이하에서 깨지게 하면 어르신들이 불만을 가져 지금이라도 법적 표준이 바뀔지도. 물론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는 건 안다. 아니 그보다도 왜 이 장유유서의 나라는 어르신이 불편해야 비로소 바뀌는 거야...

  1. 이런 접근에 관해서 참고가 될 만한 글을 붙인다. 강성훈, 두벌식과 세벌식. [본문으로]
  2. 두벌식을 쓰다 세벌식으로 간신히 건너온 사람이 뜬금없이 "예전에는 웃길 때 '으앜ㅋㅋㅋ'이라고 썼는데 세벌식은 이게 안 되니까 짜증난다"라고 한다고 해 보자. 도깨비불 현상을 싫어하는 세벌식 유저는 얼마나 황당한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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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웹 브라우저를 써야 합니까  (0) 2013.10.11

페도라 19로 늦은 업그레이드

Sablog Models/시스템 | 2013.10.11 17:39 | Posted by 어­리

뭐 특별한 내용은 아니고 업그레이드 후기 및 잡설. rpmfusion 관련 문제도 꼬이고, 리눅스에서 개발할 일도 없어서 꽤나 오래 페도라 업그레이드를 안 하고 지냈다. 거의 반 년. 그러다 이제 슬슬 방학도 끝났고, 새 학기 접어들어 뭔가 시작하려다 보니 네이티브를 안 쓸 수가 없었다...-_-; 물론 새 학기라서 뭔가 삽을 뜰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건 오산이었다.

무튼 우선 rpmfusion 문제를 해결했다. 그냥 --nogpgcheck을 돌렸는데, 지난번에 fedup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남은 rpmnew 파일이 gpgcheck=1로 되어 있어서 yum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etc/yum.repos.d에서 rpmnew 파일을 직접 수정해야 했다.(지금 fedup은 gpgcheck=0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해 주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없다.) 그리고 나서야 마음놓고 모든 패키지를 fedora 18 최신으로 올렸다. gnome-shell이 버전 3.6.3으로, ibus이 1.5.3으로 올라갔다. 당장 나를 매우 골치아프고 불편하게 만들던 이 둘의 속도와 잔버그(예: 레이아웃 전환 중 포커스 잃음)들은 많이 개선되었다. 물론 속도는 여전히 불편하더라. 그래도 fedup 돌리기 귀찮아서 몇 주를 더 썼다.

그리고 지난 7월에 나온 fedora 19. 어제 드디어 fedup --network 19 --disablerepo fedora-yumex를 돌렸다... timlau/yumex가 fedup을 지원하지 않는 건가? 어찌됐든 1Mbps도 안 나오는 속도만 아니었다면 스트레스는 좀 덜 받았을 것 같다. 오늘 새벽이 다 되어서야 리부트를 시키고 자고 일어나니 업그레이드가 끝나 있었다. 예의 gnome-shell은 3.8.4, ibus는 1.5.4인데, 모든 버그와 레이턴시가 날아갔다. 로그인 속도도 빨라지고 심비어 gnome-tweak-tool에서 Alt_R을 붙여도 마냥 빠르다! 그 밖에도 업그레이드 릴리즈 이후 석 달 지난 배포판답게 몇 가지 바뀐 패키지가 있다. 당장 찾은 건 glew 1.9.0인데 많은 걸 비교분석할 처지는 아니고... git이 아직 1.8.3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조만간 업데이트되겠지. 네트워크 제어판이 핫스팟 키프레이즈를 처리 못 하고 다운되던 버그도 수정.

결론부터 말하자면 페도라는 여전히 좋은 배포판이고, 더욱 좋아지고 있다. 나는 아무래도 요즘 페도라의 업데이트 정책이 잘 유지될 수 있을까 걱정하던 중이었다. 내가 우분투를 쓰지 않는 이유는 우분투의 기원인 데비안 때문인지, LTS와 LTS가 아닌 판의 안정성 및 업데이트 차이가 너무 심한 것이 이유이다. 물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이 점점 신나게 발전하고 있고 여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 때문인지 페도라 17, 18에서는 배포판 업그레이드와 빠른 업데이트의 중간적 대응이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일단 올라와서 보니 그건 내가 페도라 18을 오래 쓰느라 가진 기우였던 것 같다. 페도라 19를 초기부터 쓰고 지금은 20 알파를 쓰는 지인에 의하면 지금 페도라는 충분히 안정되어 있다고.